테이트 갤러리의 낮과 밤(런던여행20100820) 여행과 패션



테이트의 낮

테이트 갤러리는 밤에 야경을 봐야 그 진면목을 보게 되는 것이란 말을 어디선가 얼핏 들었다. 또 지난번엔 멤버스 룸도 둘러보지 않았었고, 또 테이트 갤러리에 있다는 레이디샬롯을 꼭꼭꼭 보고 싶었기 때문에(바보...ㅋㅋ)  억지로 시간을 내어, 이제 한국에 돌아갈 날이 열흘 남짓밖엔 안 남은 이 시점에 간 곳을 두번이나 가는 스케쥴을 잡았다.
이곳의 그림들은...뭐랄까...흠...
암튼 왜 레이디 샬롯이 없지??
주루룩 갤러리 훑어 보다가, 한참 서서 관찰하게 만들었던 그림 하나 찰칵!
르네 마그리트의 Man with a Newspaper .
뭔가 '다른 점 찾기' 그림 같은데 한참을 들여다 봐도 못 찾겠더라..
나중에 설명 대충 보니, 시점의 차이를 표현한 듯. (3D영상 만들 때 필요한 화면 여러장 만들 듯?)
세밀한 파괴를 좋아했던 초현실주의 화가 마그리트의 특징...?(글쎄..)
어쨌든 이런 단순 반복 속에 재밌는 의미가 담긴 그런 그림이 좋다. 뭐 아무런 의미가 없으면 또 어떤가. 사실 무의미한 단순함도 좋아하거든.ㅋㅋ 그래서 한 장 남겨둔 듯. ^_^;;

ㅋㅋ 이런 거 보면 왠지 우리 생각나서.


4층? 5층? 까지 다 훑어 봤는데도 레이디 샬롯이 없다?? (이건 뭐..ㅋㅋ)
그나마 이 멋진 비디오아트를 만나게 되어 나의 테이트 탐방에 커다란 의미가 생겼다.
Francis Alys의 The Nightwatch.
내셔널 포트레이트 갤러리에 여우 한마리를 풀어놓고 밤새도록 cctv로 촬영한 화면을 모아 둔 작품.
@.@
런던에 늘어나는 cctv 시스템 속에 구석구석 감시당하는 도시인들을 비유한............의미 따위는 사실 관심 없고,
저 작품 앞에 놓여있는 의자에 앉아 감각이 멍해진 다리를 쉬면서 한 시간은 저 화면 속의 여우를 찾아보며 꺄르르.ㅋㅋ
여우는 방 가운데를 가로지르지 않고 모서리 틈새로만 다니다 마지막엔 두번째줄 오른쪽 끝방의 그림 앞에 놓여진 책상위로 올라가 잠이 드는 걸로 한 텀이 끝나고, 이 작품은 그 사이클이 무한반복되고 있다.
아..동물들은 원래 어디 위에 올라가 자길 좋아하는 건가 봐..
침대로 계속 쩜핑하는 똘이가 보고 싶었엉 .....쩜핑쩜핑점핑업~

다리를 한참 쉬다 옆을 보니 전면 창으로 테라스가 보였다. 혹시나..하고 나가 봤더니 야경이 정말 끝내줬다. 테이트의 그 유명한 야경이 이건가 봐. 캄캄한 테라스에 사람들이 열명 정도 모여서 야경을 감상하고 있었는데 정말정말 고요해서 셔트음이 울리는 것도 신경이 쓰일 정도. 아..평온해. 이거 완전 내 스탈이야. ㅎㅎ
야경씬 모드로 한 장 촬영할까 하다 플래시가 '퍽!'하고 터지면 어쩌나 불안해서 잠깐 건물안으로 들어와 테스트 샷.
오늘의 패션 입니다. ㅋㅋ



멤버스룸으로 올라가는 계단. 멤버스룸에서 혹시 특별전시라도 있나? 그럼 레이디샬롯은 거기에 있나 봐?  (ㅋㅋㅋ 뭐 이런)


으읭?
멤버스룸은 식당이다.
야경이 멋지긴 했지만 이곳보다 아까 테라스에서의 야경이 더 멋졌어..고요하고..
멤버스룸 내부. 흠..뭔가 멋진 저녁 분위기. 아아..테이트란 이런 곳이구나.
아까 갤러리 안으로 들어오기 직전에 이 잔디밭의 젋은이들을 보면서 시간이 많다면 저기 드러누워 실컷 놀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 테이트 모던 갤러리는 그런 곳 같아. 갤러리라기 보단 휴식처. 레져공간? 그림은 양념. ㅎㅎ

지난 번 낮에는 테이트를 보면서 건넜다면
오늘은 세인트 폴 성당을 바라보면서 밀레니엄 브리지를 건넜다.


와우..날씨가 정말 환상적이었다. 춥지도 덥지도 않고 빗방울은 안개비처럼만 겨우 흩날려 주고 (이런 날씨 런던에선 정말 힘들다, 특히 밤에. 춥거나 덥거나 비가 오거든. ㅎㅎㅎ)

웨딩 촬영팀이 우리 앞을 지나갔다. 다리를 지나는 사람이 꽤 많은데도
다리 한 중간에 서서 둘이 손을 붙잡고 한참을 촬영을 진행했다.
모든 사람들이 자리에 멈춰서서 그들을 바라봐줬다.
그 시간 만큼은 그 다리, 그 공간은 오직 그 둘만의 소유였다.
으헉...






이거 너무 멋진 아이디어잖아!!!!!!!!!!!!!!!!!!!!!!!!!!!!!!!!!!!
으읭..이거 뭐야.
ㅋㅋㅋ


사람들이 웨딩촬영에 시선을 빼앗겨있는 틈을 타
우리도 따라서....ㅋㅋㅋㅋ
"웨딩 팀 오기 전에 빨랑 하나 찍어 봣~"


아하하...
하지만 스탠드 없으니 어쩔 수가 없구나.
암튼..아까 그 커플 너무 아름다웠어.
야경을 어떻게든 사진에 담겠다고 10초간 숨도 안 쉬고 찍어 보고 난간에 올려놓고도 찍어보고 해도 흔들림이 멈추지 않아 좌절을 거듭하다 문득 주위를 둘러봤더니 사람들이 두 부류로 나뉨을 알 수 있었다.
그러니까...우리처럼 이 순간을 담겠다는 부류와 이 순간을 만끽하는 부류.



세인트 폴 대성당에 다 왔다. 다리가 너무 짧아..시간이 너무 짧아.


버스를 타고 집으로 돌아오는 내내 생각했다.
오늘을 잊을 수 없을 것 같아.ㅎㅎ

근데 레이디 샬롯은 어딨지?

핑백

  • 오늘의 패션 by chan : 저 남자도 뭔가 느끼는 게 있겠지.(런던여행20100811) 2010-11-14 17:28:03 #

    ... 모던으로 고고싱.밀레니엄 브리지를 건너며.앞으로는 테이트 모던이,뒤로는 세인트폴 대성당이 마주하는데후에세인트폴을 바라보면서 건너던 다리의 야경이 좀 더 멋진 듯 하다.'테이트의 밤'은 다음에 포스팅.테이트에서 기념으로 구입 한 카메라 키 링.어릴 때 항상 갖고 다니던 장난감 물총 카메라와 정말 똑같이 생긴.어릴 땐 그 카메라 물총을 갖고 ... more

  • 오늘의 패션 : 테이트 모던에서 레이디 샬롯 찾는 사람 분명 있따 (런던여행20100823) 2011-04-23 00:34:19 #

    ... 습니다. 가운데 저 작고 귀여운 가죽 파레트가 참 탐이 났어요. 우왕...오필리어도 요기잉네..@.@ 맨날 그림책 보면서 '이 그림들은 테이트 갤러리에 있구나' 했었지요. 모던과 브리튼은 생각 못하고.. 교과서 학습의 폐해.ㅋ 아무튼 전 그 꿈의 레이디 샬롯을 드디어 보게 되었습니다. 액자 유리에 빛이 반사되니 촬영은 아쉬운데로 멀리서 담 ... more

  • 오늘의 패션 : 런던 패션일기 Day 3 +오늘의 패션 2013-05-17 01:02:58 #

    ... 했다.다 잘된 일이다. 힐 신은 날 잘도 걸어 걸어서 버스타고 물건너 도착한 곳은세인트 폴 대성당.세인트폴 사진은 지난 3년 전 야경샷이 더 좋다.3년 전에는 이 곳에서 일요일이면 쉽게 파이프 오르간 연주를 공짜로 들을 수 있다는 정보를 몰라서 못 ... more

덧글

  • 나무꾼 2010/11/15 22:22 # 삭제

    세인트폴 대성당.. 너무 멋있습니다!!! 또 가고싶네요ㅠ
  • chan 2010/11/16 10:38 #

    밤에 보니까 더 멋지더라고요. 매주 일요일엔 유명한 올가니스트의 연주도 있다는데 한번도 못 보고 왔어요. ;-( 또 가고 싶네요.
  • 2010/12/04 11:25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chan 2010/12/04 12:54 #

    히히 감사합니다. 그런데 여행기가 날짜를 보시면 아시다시피 지난 여름동안이거든요. 지금 한국에 돌아와서 회상하면서 쓰는거. 다행히도 레이디샬롯은 보고 왔어요. 그 사연도 곧 포스팅 할 예정이어요. 방문 감사해요. 다음 포스팅도 기회되시면 봐주세요. ^^
  • 조표범 2010/12/06 09:08 #

    어헝.. 부끄러워요ㅠ.ㅠ 왜 그땐 날짜를 못 봤을까요ㅠ.ㅠ 현장감 있게 넘 생생하게 쓰셔서 당연히 런던에서 포스팅하신 건 줄 알았어요. 여행기 넘 재밌습니다~~ 쭉 읽을 거예요^ ^
  • chan 2010/12/07 15:08 #

    ㅎㅎ 재밌게 봐주신다니 너므 기쁘요. ^^ 테이트모던에서 레이디샬롯 찾고 있다니 너무 바보갖죠? 키킼. 암튼 레이디샬롯, 워터하우스 너무 좋아요^0^
※ 로그인 사용자만 덧글을 남길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