꺅. 필통을 잃어버렸다. 일상




필통을 잃어버리다니.
생각도 안해봤던 일이 벌어져서 멘붕이다.
마지막으로 꺼내 쓴 건 기억나는데
가방에 넣은 기억이 없는 걸 보니
그냥 음식점에 두고 나온 것 같다.
전화해서 분실물 있나 물어봤더니 그런거 접수된 거 없다며..ㅠㅠ 믿어지지가 않아서 가게로 직접 가서 한 번 더 확인해 봤지만 없그나 ㅠㅠ
내 필통은 보시다시피 저렇게 폭발 일보직전 상태로
웬만한 쓸만한건 다 들어 있다.



그나마 직전에 미니 파레트는 꺼내놔서 분실되지 않았다.
문제는 저 때 필통에 더 추가된 물품이 많다는 거.
어제부터 그림 좀 그려볼까 하고 안 갖고 다니던 붓들까지 몽창 넣었었단 말이지.
붓 4개는 왜 다 챙겨 넣었늬..어차피 물감색칠도 안할꺼면서. ㅠㅠ
그나마 평소에 꼭 넣어 갖고 다니던 반고흐 물감 붓이랑 라파엘 붓을 어젠 다행히 챙겨나가지 않았었다.

뭐뭐 잃어버린 건지 확실히도 모르겠지만 대충 기억을 더듬어 보자면..
라인붓 2
일반붓 2
라인펜 2
화이트 펜
엄청 날카로운 공구용 칼.
지우개샤프
코바늘 대, 중, 소 3개
쿠레타케 붓펜
펜텔 물붓
미국여행 기념품 볼펜
2b 연필
4색 색연필

...
걍 다 없다고 보면 됨;;



그래서 다음 날 내 필통은 이 모냥..ㅠㅠ



색칠 도구가 색연필 말곤 당최 없어서 급한대로 색볼펜들 챙겨나왔다.



그렇게 완성된 찬스라이프 #4 (찬스라이프 #4 - 베란다 )
너란 그림은 비싼 값을 치른 그림. -_-

암튼..



마지막으로 분실물 문의하고 최종적으로 없다는 통보를 받고 나오면서 다리가 후들!거려 근처 에뛰드에 가서 매니큐어를 구입했다.




여름 내내 바르고 싶던 연보라 네일.
이걸 바를 생각을 하니 조금은 기분이 나아졌다.

엊그제 마지막으로 가방 챙겨 나올 때 옆 좌석 애들이(교복애들) 계속 쳐다보던데 혹시 갸들이 필통 열어보고 가져갔을까? 계속 이런 생각이 끊임없이 드는거다.
분명히 걔네들이 가져갔을 꺼란 생각이 들었다. 왠지 그냥 잃어버린 것 보다 더한 억울한 느낌에 휩싸였다.
확실하지도 않은 망상으로 선뜻선뜻 치밀어 오르는 불쾌감에 바보같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생각을 고쳐 먹었다.
내 필통을 가져가서 정말로 필요했던 무언가를 할 수 있게 되는 계기를 얻게 된다면.
정말로 필요했던 도구들을 얻게 된 거라면.
내 도구들로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게 된다면.

그래 얼마 되지도 않는 것
그걸로 도움을 주었다고 생각하자.


그러니까 거짓말처럼 기분이 좋아졌다.
마치 대박 기부라도 한 것 마냥.
정말 좋은 방법인 거 같다.
어차피 이것도 망상 저것도 망상.
기왕이면 도움되는 쪽으로 상상하자며.
이거시 그 유명한 정신승리인겅가.




핑백

  • 오늘의 패션 : 알고보니 연보라 덕후 2017-01-22 00:53:42 #

    ... 주변에 연보라가 많은 것이다. 색상이 좀 다르긴 해도 이 지갑도 연보라고. 암튼 주변에 연보라가 많아서 깜놀. 그나저나 이번에 바른 연보라 네일은 이거다. 작년 (필통 잃어버린 날)기분전환으로 구입했던 매니큐어. 무려 작년 여름, 8월 27일에 구입했던 매니큐어인데 이제서야 뚜껑을 처음 오픈했다며..;; 그동안 매니큐어 바르기도 귀찮아 ... more

덧글

  • 명품추리닝 2016/08/27 19:17 #

    맞아요, 얼마 되지도 않는 것, 도움 주었다고 생각하면 되죠.
    chan님 마음이 참 예쁘네요. 오늘도 행복한 하루 되세요~
  • chan 2016/08/29 03:11 #

    아주 불쌍했던 애가 이거 갖고 가서 행복해졌으면 좋겠어요. 아놔...;;
    명품추리닝 님도 행복한 하루 하루 맞이하시길!
  • 쿠루미 2016/08/27 23:25 #

    먼가 잃어버리면 정말 참 속상하죠.. ㅜㅜ누군가에게 도움을 주었다고 생각을 전환하는 방법도 있군용! 마음두 이뿌신 찬님♡
  • chan 2016/08/29 03:19 #

    한동안은 뭔가 현실같지 않고 말이죠..말 그대로 멘붕이었어요..;;;
    필요한 사람에게 건네줬다고 생각하는 편이 제일 기분전환에 효과적이더라고요.
    이뿐 마음 칭찬도 받긔..
    이젠 기분이 매우 조쿤요. 하아..@.@;;;
  • 라비안로즈 2016/08/27 23:34 #

    속상하시겠어요. 특히 잘 쓰던 제품 넣어놓은것 잃어버리면 완전 온몸에 힘이 쫘악 빠지죠..
    ㅜㅜ 어딘가에서 잘 쓰이고 있을꺼예요
  • chan 2016/08/29 03:30 #

    맞아요, 바로 그거! 완전 오랫동안 잘 써오던 것들 몽창 잃어버렸거든요. 아흑. 왜 안챙겨온 걸까요. 바부멍청이..-_-
    정신을 똑바로 차리라는 싸인인거 같기도 하다능..ㅠㅠ
  • 이든 2016/08/31 01:37 #

    비싼 물건보다 [내 물건] 에 애착이있는 터라 제가 다 가슴이 아프네요 ㅠ
    다음 필통은 연락처를 적어두심이 어떨까요?

  • chan 2016/08/31 18:14 #

    내 물건에 대한 애착도 있긴 하지만
    그보다
    거의 매일 사용하는 필수품들이라
    다 다시 구입해야한다는 불편함이 참 크네요. -_-
    연락처! 좋은 방법이네요. 과연 연락해줄런지 의심이 가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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